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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여행기

미국 동부 여행기. 13일차 (뉴욕)

규도자 (gyudoza) 2023. 4. 24. 12:26

본격적인 뉴욕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바이크를 탄다. 하지만 짜증났던 점은 워싱턴의 Capital bikeshare와는 달리 여기는 citibike라고 하는데 가격이 두배 이상이다. 챔눼...

 

 

이건 워싱턴D.C에서 타는 Capital bikeshare의 데이패스 가격표이고

 

 

이건 뉴욕에서 타는 citibike의 데이패스 가격표이다. 2배 +@에다가 한번 빌렸을 때 최대한으로 탈 수 있는 시간도 짧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냥 빌렸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맨해튼으로 가는 길. 배트맨이 밀고자를 살려주고, 원티드 주인공이 빌딩을 향해 총을 쐈던 그 기찻길 맞다.

 

 

첫번째 일정은 주말에만 열리는 브루클린 플리 마켓. 평소에도 동묘 매니아였던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마침 도착한 날이 주말이기도 했고.

 

 

이런 멋진 고전 빈티지 흑백 사진들도 막 뒤에 쌓아두고 판다. 잘 뒤져보면 이렇게 멋진 사진을 2~3달러에 득할 수 있다. 이건 군인들이 배구하는 사진인데 그냥 옛날생각도 나고 해서 샀다. 가격은 3달러였다.

 

 

20달러에 코치 여권 통가죽케이스도 득했다. 아무리봐도 여권케이스인데 파는 할부지는 지갑이라고 붙여놨고, 또 나는 따로 여권을 안들고다녀서 핸드폰의 거리재는 기능으로 크기를 재보니 딱 여권사이즈여서 샀다. 예전에 인조가죽 여권케이스를 썼는데 몇 년동안 방치해두니 섬유가 굳어서 다시 여기 미국여행을 가려고 하니까 케이스가 후두두두둑 부셔져버려가지고 버렸고 그냥 생여권을 들고 다녔는데 드디어 집을 마련해줬다.

 내가 도착하는 곳마다... 그러니까 시애틀에서 경유할 때, 애틀랜타에 도착했을 때, 샬럿에 도착했을 때, 워싱턴 또 뉴욕에 도착했을 때 항상 기념품샵에 들려서 여권케이스를 찾았는데 없거나 디자인이 구렸다. 특히 링컨 기념관에 있는 북스토어에서 파는 여권케이스는 진짜 뚜꺼운 통가죽이어서 욕심이 났는데 디자인이 진짜 절망적인 수준이라 포기했다. 근데 마침 내가 좋아하는 동묘스타일 구제제품을 구했다. 그리고 또 마침 할부지가 그날 아침에 구한 거라고 한다. 이건 운명이야. 이래서 구제를 못끊는다.

 

 

이친구도 샀다. 칼하트 점퍼가 완전 새제품인데 50달러에 팔길래 참을 수가 없었다. 사이즈도 딱이다. 구제는 꼭 뭔가 어떤 아이템을 만나면 그런 순간들이 있다. 아이템이 날 부른다. 날 봐~ 이거 딱 봐도 너거잖아~ 그치~~? 얘도 그랬다. 그래서 샀다. 사이즈도 가격도 제품 상태도 모든 것이 완벽했다.

 

 

굉장히 욕심났던 골동품 포대이다. 그냥 만만하게 에코백정도 가격이곘거니 했는데 가격을 보니 87달러였나 그래가지고 그냥 가뿐하게 포기했다. 진짜 골동품이었던 건데 엄청나게 보관이 잘 돼있는 그런 거였다.

 

 

이렇게 꽤 익숙한 동묘의 느낌이 난다. 근데 예상도 못하게 첫일정에 짐이 가득해져버려서 집에 가기로 한다. 주변 편의점에서 Deli라 불리우는 간단한 음식을 산 채.

 

 

이건데 맛없다. 소고기 + 베이크드빈 + 밥이 섞인 건데 그 뭐랄까 감칠맛이 없다. 그냥 짠맛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이제 뭔가 미국에서 먹는 음식에 대해서 기대를 아예 안하게 된 것 같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맨해튼으로 향한다. 아침에 볼 수 없었던 햇빛이 비쳐서 뭔가 어지러우면서도 예쁜 장관이 연출됐다.

 

 

역시 현장감에는 영상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이런 느낌의 도로에서 라이딩을 하니까 기분이 정말 좋아지더라. 하지만 우려되는 게 조금 있었는데 바로 위에 열차가 지나가면 진짜 소음이 말도못하게 심하다는 점이다. 근데 밑에 개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진짜 내 귀에도 막 뇌까지 때려박는 소리인데 개들한테는 어떻게 들릴까 좀 걱정됐었다.

 

 

달리고 달려서

 

 

윌리엄스브릿지를 건넌다.

 

 

뉴욕 동부가 한눈에 들여다 보이는 시원한 풍경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소호에 도착했는데 목이 너무 말라서 들어간 편의점의 물가가 살인적이라서 찍어봤다. 잘 안보이겠지만 그냥 대충 눈에 보이는 모든 게 5천원 이내 혹은 5천원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특히 물값이 많이 들었는데 물이 2.5$에서 3.8$까지 된다. 내가 주로 사먹는 GS25 2리터 6개들이가 3천원인데 뭔가 억울했다. 그래서 몇 번 사먹다가 무조건 물병을 들고서 물 뜨는 곳이 있으면 항상 떠서 먹었다. 안그래도 뉴욕은 수돗물이 굉장히 깨끗한 편이라 그냥 먹어도 된다고 하더라.

 

 

전설속의 슈프림1호점. 오른쪽 골목에서부터 와가지고 그냥 들어가려다가 제지를 당했다. 왼쪽에 저렇게 긴 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온 세상의 원성을 들을 뻔 했다. 안그래도 옛날 동대문 잡채호떡때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가지고... 다른 볼 것도 많고, 비싸서 살 수는 없을 것 같고, 줄도 너무 길었기 때문에 가볍게 포기하고 다음으로 향했다.

 

변압기인지 뭔지 아무튼 소호는 주변물건들도 힙하다.

 

 

패션과 쇼핑의 거리답게 굉장히 쾌활하고 밝고 기운넘치는 그런 분위기였다.

 

 

안에 농구코트가 있을 정도로 큰 5층짜리 나이키도 가보고

 

 

여자친구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쉐포라에도 들렸다.

 

그리고 또 자전거를 타고 이번에는 타임스 스퀘어로 향하는데

뭔가 멀리서 사람들이 득시글하길래 들러보니

 

 

여기도 플리마켓이었다. 이곳의 공식명칭은 Union Square Holiday Market. 브루클린 플리마켓이 동묘느낌이었다면 여기는 약간 5일장 느낌으로

 

 

각종 채소를 비롯한 농산품, 직접 만든 치즈나 요거트, 베이커리 등등등등 수많은 수제품들을 팔고 있었다.

 

 

구석구석 내기체스를 두는 분들이 꽤 계신데 머나먼 이국땅에서 탑골공원의 느낌도 느낄 수 있다.

 

 

샘레이미 스파이더맨의 데일리뷰글, 존윅시리즈의 호텔 역할을 하는 플랫아이언빌딩이 공사중이다. 뭔가 속상하기도 했지만 공사중인 플랫아이언빌딩을 보는 건 또 처음이라서 나름 상충이 됐다.

 

 

누욕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99센트 휫자 & 델리. 뭔가 경쟁이 붙었는지 상당히 많이 보인다. 사실 실제로 99센트에 파는 건 치즈피자 하나이고 나머지는 다 1.5~4$로 보통 피자가게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99센트 피자가 가지는 장점은 엄청난데

 

 

이게 저 입간판에 아주 작게 보이는 스페샬 세트이다. 4달러에 피자 두조각 + 소다 캔까지. 진짜 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다. 어쩌면 내가 여행기를 쓰면서 계속 말해왔던 가격과 맛의 기대값과 실제맛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이것은 너무나도 저렴한 가격에 너무나도 훌륭한 맛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맛있게 느끼는 것 같다.

 

 

macy's라는 백화점이다. 간판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다. 이 건물 전체가 macy's라고 보면 된다. 근데 돌아다녀보니 한국의 더현대나 롯데몰이나 기타 현대 백화점들이 더 넓은 것 같은데 흠 잘 모르겠다.

 

 

백화점 내부에는 무부먼트가 살벌한 옛날식 나무 에스컬레이터가 존재한다. 처음으로 슬리퍼를 신은 게 무서워졌다.

 

 

타임스 스퀘어 가는 길에 파파이스를 들려 치킨2조각 콤보 + 치킨 생위치를 시켰다. 뭔가 동생이랑 먹었을 때 너무 맛있었어가지고 시켰는데 떼잉.. 그맛이 안났다. 진짜 슈~~~~~~~~~~~~~~~~~~퍼 짰다. 그냥 막 송곳으로 내 아구리를 찌르는 것 같았다. 입이 아플정도로 짰다. 왜그렇게 동생이 스테이크에 소금간을 쎄게 하는지, 나는 먹지도 못할 육포를 그렇게 잘 먹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 말도안되는 염도에 동생은 이미 적응이 돼버린 것이다. 이건진짜 와 진짜 말이안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다 먹지도 못했다. 다 먹지도 못했는데 음료수는 세번이나 리필했다. 그정도로 짰다. 상상도 하기 싫다. 동생이랑 같이 먹었어가지고 맛있었던 건지, 그 지점이 내 입맛에 맞게 잘 염도를 조절해준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맛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걸 먹는 도중에 굉장히 재미있었던 게 있었는데 노숙자가 자연스럽게 가게에 들어와서 쓰레기통을 뒤지더니 남이 먹던 치킨박스를 찾은 뒤에 음료수병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마치 난 이 음식을 구매했고 구매한 사람들처럼 음료수를 담아서 나간다는 느낌으로 음료수까지 야무지게 채워서 나가는 모습을 봤다. 근데 이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 주변사람들이 아무렇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연기했는데 아무렇지 않지 않았다 ㅋㅋㅋㅋㅋ

 

 

타임스퀘어에 도착했다. 전광판들이 진짜 눈돌아갈정도로 크고 많고 화려하고 멋졌다. 그리고... 이때쯤 비가 오기 시작한다.

 

 

어쩐지 하늘이 얘기하는 것 같더라니. "비 맞을 준비는 되었나...?"

 

 

비가 조금 온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급하게 집에 갔다.

 

 

갑자기 시작된 우천라이딩. 우천조깅도 해보고 우천라이딩도 해보고 정말 다사다난하지만 재미있다.

 

 

비오는 브루클린의 골목은 이런 느낌이다. 귀가 후에 조금 더 지나니 비와 더불어 천둥까지 치더라. 빠르게 귀가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미국에서의 13번 째 날, 뉴욕에서의 두번째 날도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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