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규도자 에세이 (19)
규도자 개발 블로그

나는 원래 있는 개념을 조금 뒤틀어서 내식대로 만들고 이해하는 걸 좋아한다. 예전에 썼던 노력낭비, 골드형인간, 시간의 밀도 등등의 글들도 그런 글들의 일종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프로그래밍에 있는 제어의 역전(Inversion of Control)이라는 개념을 조금 뒤틀어서 의도의 역전이라는 것에 대해서 써볼 예정이다. 참고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 생물과 도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고등학교 때 철학선생님에게 받았던 질문이다.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번 잠깐이라도 이 둘을 구분하는 한마디 문장을 생각해보자. 당시 나는 무엇보다도 이 둘의 구분을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것을 한마디로 정리하려 하니 모르겠더라. 그래서 물어보니 도구는 인간이 어떤 의도를 행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고 ..

놀랍게도 꿈에서 본 단어다. 하지만 너무나도 뇌리에 남고 너무 좋은 말 같아서 꿈에서 깨자마자 비몽사몽한 상태로 Google Keep을 키고 어떻게든 메모에 우겨넣고 다시 잠을 청했다. 꿈의 내용은 새벽의 저주와 굉장히 흡사했다. 커다란 쇼핑몰 내에서 좀비들과 싸우고 생존하는 내용. 하지만 내가 옛날에 했던 텔테일 게임즈의 워킹데드와 꿈 내용이 혼합이 됐는지(둘 다 좀비물이니까) 사건사건마다 그 사건에 대한 시스템의 평가가 오버롤되는 형태였다. 흔히 텔테일 게임즈나 퀀틱 드림(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헤비레인, 비욘드 소울즈 등등을 개발한 회사)류 QTE방식 스토리 어드벤쳐 게임에서 중요한 선택이나 주변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때마다 "A는 이 사실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피드백이 뜬다. 차후에..
내게 하고 싶은 말이다. 곰곰히 잘 생각해보니 항상 내 인생을 파괴해왔던 건 착각들이었기 때문에. 내가 코딩을 잘 한다는 착각, 이 사업이 성공할 거라는 착각, 자산가격의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는 착각 등등 참 많은 착각들을 해왔다. 하지만 이 모든 착각들이 내 삶의 많은 부분들을 파괴해나갔다. 그래도 사람은 살면서 필연적이게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되고 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착각을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봤다. 역시나 답은 있었는데 항상 또 의심하고, 경계하고, 어떤 것이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다. 하지만 삶의 기본적인 자세를 이렇게 잡는다면 굉장히 비관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일텐데 결코 부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이냐. 음... 그것까진 아직 도..

어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반대되는 개념이 무엇인지 정의해보는게 가장 쉽다는 말이 있다. 카오스와 코스모스, 혼돈의 반대는 질서라는 정의가 이에 대해 최초로 기록된 반대급부 비교 및 정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요즘 핫한 키워드가 하나 있다. 재능. 그 의미는 났을 때부터 자연스레 그 사람 자체가 갖고 있는 분수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인간이 갖고 살아가는 거의 모든 요소(우울증 발현요소, 성격, 심지어는 공부마저도)가 유전자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는 요즘 특히나 이슈가 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이 재능이라는 단어에서 재밌게 희화화한 말이 있다. 바로 재능낭비라는 단어이다. 흔히 어떤 사람이 특출난 실력으로 덧없는 행위를 할 때 쓰는 말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런 게 있다...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밝혔듯이 난 유물론자이다. 그래서 항상 읽는 책도 그런 류의(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 털 없는 원숭이, 사피엔스 등등) 책들이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바로 위에 쓴 이 포스팅의 제목이다. 인류는 항상 불확실성의 해소를 지향한다. 무슨 의미인고 하니 그냥 말 그대로의 의미이다. 인류는 항상 불확실성의 해소를 지향한다. 여기서 '불확실성'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불확실성이란 개개인의 안전이나 이익에 반하게 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의미한다. 화폐라는 게 왜 생겼을까? 물물교환이 기본값이던 시절에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내가 갖고 있는 물건 중 원하는 게 없으면 그것을 거래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

놀란 감독의 영화들을 참 좋아한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테넷은 거의 10번은 봤고, 인셉션도 한 여덟번은 본 것 같다. 왜 글을 놀란 감독의 영화들로 시작하냐면 인셉션 얘기를 하고 싶었고, 또 인셉션을 몇 번이나 봤지만 내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장면은 이것이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그것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요즘 꼬비드가 세상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실시간으로 조져놓고 있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읽다보면 계속해서 이 장면이 오버랩되기 때문에 도저히 글을 남겨놓지 않고서는 베기지 못하는 지경이 다다랐다. 그래서 써보려 한다. 인류 문명의 발전사에 대해서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인류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인간의 종특 중 하..
그렇다. 임내력... 인터넷에 쳐도 안나온다. 왜냐. 내가 만든말이니까 ㅋㅋㅋ 의미는 간단하다. 어떤 임계상태를 견디는 힘. 어떻게 보면 그냥 인내력이랑 똑같은 게 아닌가 하겠지만 약간 다른게 내 주변의 사람을 보고 이 개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사람은 인내력이 좋다. 맨날 힘들다 뭐한다 혼났다 하면서 회사를 오랫동안 잘 다닌다. 인내력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사람이 못견딘 게 있었다. 그게 바로 어떤 임계상태였고 그래서 내가 인내력과 임내력을 구분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사람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고 업계에서 화제가 될만큼 엄청나게 좋은 조건이 걸린 자리였다. 그사람도 역시 거기에 지원을 했고 열심히 준비하여 최종까지 갔다. 그때 그사람의 임내력에 한계가 온 것 같았다. 말만하면 ..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지금은 게임을 하고 있진 않지만 언젠가 또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면 나는 바로 하게 될 것이다. 그정도로 내 인생에 있어서 게임은 당연할 뿐더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일 많이 했을 때는 잠도 자지 않고 38시간 동안 연속으로 한 적도 있었고, 하지 않을 때는 수년동안 단 한번도 하지 않은 때도 있었다. 이렇게 게임을 좋아하면서도 휴지기와 몰입기를 간헐적으로 가지면서 나이를 점차 먹다보니 왜 사람들이 게임에 빠지게 되는지 알 것 같더라. 그래서 그 고찰의 결과를 적어두려 한다. 1. 게임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 즉각적이다. 현실과 다르게 게임에서의 노력은 보상으로 바로 귀결된다. 게임에서 스킬을 찍으면 바로 강해지고 물약을 먹으면 바로 체력이 차고 퀘스..
요즘 이런 개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 시간의 밀도. 물리적인 개념이 아니라 사람이 느끼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얘기다. 단순히 말하자면 이렇다. 손흥민이 지나온 시간의 밀도는 금괴와 같이 밀도있고 빡빡한 반면 내가 지나온 시간의 밀도는 헬륨과도 같다. 뭐 그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사람들에게 비교적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원인 시간을 누구는 빡빡하게 잘 쓰고 누구는 나처럼 헐렁헐렁 설렁설렁 쓴다. 사실 그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땐 잘 모른다. 근데 지나오고 나면 "어? 왜이렇게 뭐가 없지?"하는 생각에 빠진다. 특정 사건마다 오토 세이브가 되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의 입장에서 보자면, 비슷한 시간을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밀도가 촘촘한 캐릭터는 세이브 파일이 많을 것이고, 나처럼 시간의 밀도..
광고와 인식 오래된 표현이지만 '정보의 홍수'라는 말이 있다. 정보가 차다 못해 넘칠 지경에 이른 지금의 세태를 뜻한다. 근데 요즘은 이것도 과소평가한 게 아닌가 싶다. 실로 '정보의 해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많은 정보들이 온갖곳에 넘친다. 그 중에는 타의로든 자의로든 보게 되는 광고라는 게 있다. 나는 사실 광고의 효과에 대해서 잘 몰랐다. 어떤 물건을 광고를 보고서 산 적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니었다. 난 광고에서 본 수많은 물건들을 사고 있었다. 예를 들면 신제품 피자나 햄버거라던가, 새로 나온 기술 서적이라던가, 온라인 컨퍼런스라던가 강의 등등. 내 관심사가 이쪽에 쏠려있기 때문일까, 이런 종류의 광고만 배너에서 발견되곤 한다. 그리고 난 실제로 여기에서 보게 된 수많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