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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도자 개발 블로그
작년에 출판한 아주 따끈따끈한 책이다. 요즘 내가 포스팅에서 자주 언급하고 있는 인지과학적인 측면에서 프로그래밍 분야를 향해 제대로 발을 뻗어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그간 포스팅을 하면서 자주 인지과학적인 측면을 언급했는데 - 하나는 Elixir의 pipe 연산자( |> )가 사람이 글을 읽는 듯한 논리의 흐름을 프로그램에 그대로 녹여낼 수 있어서 가독성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데 큰 이점이 있다는 점이었고, - 또 하나는 폴 그레이엄의 해커와 화가에서 나온 "해커와 화가"라는 챕터에서 화가가 세상을 보고 해체하는 법과 해커가 세상이나 코드를 보고 해체하는 법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읽고 써왔던 것들이 이런 내용이었기 때문일까, 뭔가 자연스럽게 이 책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이 감상..
해커와 화가 - 폴 그레이엄 (2004) 얼마 전에 썼던 '엘릭서(Elixir)라는 약을 팔아보자(https://this-programmer.tistory.com/514)'라는 글에서 언급했던 그 책이다. 세계 최대 VC중 하나인 Y-Combinator를 창업한 사람이 약 20년 전에 썼던 책이다. 물론 지금 보기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야만 납득해야하는 것들이 꽤나 있다. 예를 들면 폴 그레임의 학창시절에 대한 내용이라던가, 미국 예외주의적인 발언 등등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저라고 소문이 자자한 이유가 있다. 살아남은 VC는 View를 갖고 하는 엄청난 고위험 투자의 전문가들이다. 전문가가 아닌 VC들은 다 망했다. 그런 폴 그레이엄의 View를 옅볼 수 있..
사람은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었나에 대한,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 다른 동물들보다 약했던 인간의 조상이 생존을 위한 시뮬레이션, 1차원적인 생각이 점점 고차원적인 생각으로 발전하였고 그것이 협력활동과 연계되면서 점점 더 발전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과학적 사실"은 아니고 과학적 사실과 증명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생각일 뿐이니 맹신하지 않는 게 좋다. 협력과 단체생활로 인해 생각이 발달했다는 부분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는 밈학이 연상됐는데 그냥 이 책들을 일종의 트릴로지로 묶어보면 좀 더 잘 와닿더라. 척박한 환경과 약한 생존능력이 단체생활로 유도하였고 이것이 생각의 발전을 이룩하였으며(여기까지가 생각의 기원) 점점 커져가는 단체와 조직을 통솔하기 ..
재밌다. 프로그래머라면 모든 사람이 재미있게 읽을만 한 책이다. 거기에 유용하기까지 하다. 관리자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인력을 관리하는 데에 있어서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1년된 안드로이드책이 폐지가 될 정도로 변화가 빠른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개발자들의 기질"이 아닌가 싶다. 스테디 셀러에는 이유가 있다. 거진 50년된 책이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는 것 보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의 어떠한 기질은 불변의 요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공감하고 웃고 있다. 사용되는 기술과 만드는 물건의 모습들은 조금 달라졌어도 사람들이 모여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일이라는 요소는 바뀌지 않아서일까. 만약에 내가 이 책을 읽고 공..
소프트 스킬의 후속작, 커리어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이 프로그래머가 가져야 할 프로그래밍 외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면 커리어 스킬은 그중에서도 특히 커리어를 쌓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로 꽉 차있다. 나는 사실 바로 이 글 전에 소프트 스킬에 대한 서평을 썼지만 책에 대해 호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세태에 맞지 않은 책이니 전부 맹신하지 말고 도움되겠다 싶은 부분들만 골라보라고 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 중 특히나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에 발담고 있으면서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들이 성공했던 예들만 따르는 게 좋겠다 싶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부분을 하나 설명해주겠다. 바로 "책임과 연봉"에 대한 이야기이다. 돈보다 직함이 중요하다는 단원이 있는데..
이 블로그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 책이다. 계기를 준 건 고맙지만 좋은 책이라고는 못하겠다. 볼 건 보고, 거를 건 거르면 될 것 같다. 이 사람은 미국인이고 우리는 한국인이며 한국의 개발문화와 미국의 개발문화는 하늘과 땅차이로 크기 때문이다. 애초에 근무환경이나 여건, 그리고 무엇보다 페이의 차이가 크다. 저자가 19살에 1억5천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근무했다는 부분을 읽고 나서 이 책에서 얻을 건 얻되 맹신할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소 우리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제하고 나면 굉장히 좋은 책이다. 어쩌면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소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건강문제에서부터 재무관리 문제, 그리고 개발자로서의 경력을 관리하는 방법이나 연봉 협상 방법 등 굉장히 많은 '소프트 스킬..
전작인 사피엔스에서 유발하라리는 아프리카에 살던 별 볼일 없던 영장류가 지구를 지배한 경위에 있어서 법, 돈, 신, 국가, 종교 등의 집단신화를 공유하고 또 그를 이용해 결속하는 사피엔스라는 종의 특이한 기질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런 허구를 믿는 힘이 점점 유물론적 사상과 증명이 하루가 멀다하고 발견되는 지금의 세태에서 과연 과거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호모 데우스의 주제이다. 나는 예전부터 계속해서 이 블로그에서도, 옛날에 운영하던 책 관련 블로그에서도 "인간은 알고리즘이다"라는 말을 지속해왔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나는 나를 좀 더 잘 알고 잘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상을 갖고 있는 나조차..
드래곤북이라고 불리우는 컴파일러 설계에 대한 바이블이 있다. 1986년에 발매된 책으로써 난이도가 괴랄하기로 악명높은 책이기도 하다. 직접 컴파일러를 설계하고 만드는 것에 대한 책인데 20년이 지나서야 개장판이 나왔다. 바로 이 책인데 이 책마저도 중고나 새 책 모두 구하기가 어렵다. 근데 종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1판의 번역판을 구했다. 이학성이라는 분에게 감사하다. 물론 내용은 2판이 더 풍부하다. 그냥 나는 한 명의 프로그래머로써 절판된 좋은 책을 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한국어판 드래곤북은 구글에서 이미지조차 찾기가 힘들더라. 약속 때문에 종로에 가게 된 김에 들려서 이것저것 보다가 우연히 눈에 띄게 돼서 샀는데 너무 신기했다. 컴파일러 제작 및 설계에 대한 부분들은..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는데 요즘에 초예측,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등등을 읽으면서 뭔가 다시끔 읽어보고픈 생각이 들어 다시 읽게 됐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땐 그냥 이기적으로 살라는 식의 자기계발서적인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런 책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가 얘기했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대답을 유발 하라리는 허구를 공유하여 결속할 수 있는 인간 특유의 특징을 지목했다. 예를 들어 은행은 돈을 빌려준 사람이 갚을 것이라는 "믿음이라는 허구"를 이용하여 가치를 생산하고 그 가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빌려줌으로써 현재 갖고 있는 재화의 가치보다 미래의 가치를 빌려와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종교도, 정치도 마찬가..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호모 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지구를 뒤덮는 생명체가 되었을까.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이것을 인간이 신, 인권, 국가, 돈 등에 대한 집단신화를 믿는 특성 때문에 이룩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사피엔스의 요약이다. 전통적인 무리생활의 한계 개체수인 150명 이상의 집단을 통솔하기 위해 종교와 국가라는 개념이 태어났고, 빚에 대한 지급을 신용함으로써 화폐가 생겨났다. 현재 인류가 보편적으로 믿고 있는 이 '가치'나 '사상'은 전부 실체가 없지만 그저 다수가 믿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이것이 사피엔스의 특징이며 이 행성을 지배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유발 하라리를 단숨에 세계의 석학으로 주목된 책인 만큼 좋은 내용들로 가득차있다. 특히나 나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