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도자 개발 블로그
미국 동부 여행기. 3일차 (조지아주 - 애틀랜타) 본문
2일차의 테마가 동생의 주도로 이뤄지는 관광이었다면 3일차의 테마는 자유여행이었다.
은혜로운 동생 와이프분의 배려로 자동차 + 냉장고의 각종 음식들을 이용할 기회를 얻었다. 매운맛이 그리워서 신라면을 생라면으로 하나 부셔먹고 여행을 시작했다. 매운맛이 그리웠기 때문에.
하지만 차는 이용하지 않았다. 2일차에도 운전하면서 동생이 운전에 대한 주의사항들을 알려줬는데 예를 들면 경찰차가 갓길에 서있으면 그 옆차선을 달리면 안된다던가, 스쿨버스에 STOP사인이 뜨면 방향이 같아도 맞은 편에서 가고 있어도 일단 멈춰야 한다던가, STOP사인이 있을 땐 무조건 멈춰야 한다던가, 좌회전이나 우회전에 대한 규칙 등등등 너무나도 생소한 규칙들과 만약에 사고가 났을 때 나 혼자 수습할 수 없을 뿐더러 나 뿐만 아니라 동생과 동생 와이프에게도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그냥 우버를 이용했다.
우버를 타고 동생의 집에서 도시까지 가는 비용은 한화로 약 5만원이 넘는 거금이었지만 그래도 사고가 나는 것보다는 이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친구가 다른 고양이, 슈퍼뚱냥이 선데이.
이곳은 애틀랜타 도심에 위치한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이다. 여긴 진짜 그냥 날씨가 사기다. 그늘막에 있는 놀이터에는 아가들이 재밌게 놀고 있고, 잔디밭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걸 보고 있자니 뭔가 기분이 되게 좋았다.
올림픽 공원 윗쪽에 있는 대학교 풋볼 명예의 전당 옆에 있는 칙필레를 갔다. 사실 태어나서 풋볼, 그러니가 미식축구나 NFL관련된 컨텐츠라곤 한창 화제가 됐던 NFL선수들 피지컬 퍼포먼스 영상과 아이실드21이었기 때문에 들어가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아래 메뉴가 동생이 강추했던 칙필레 디럭스. 맛있었다!
그리고 World of Coca-cola라는 코카콜라 박물관을 갔다. 감상을 말하자면
20달러를 내고 광고를 보는 느낌이었다. 코카콜라 짱! 코카콜라 최고! 젠장 코카콜라였냐고 하하핫! 이거 젠장 엄청나잖아!
코카콜라의 비밀이 보관돼있다고 하는 금고모양의 코스도 있었고,
이러저러한 코스가 있었는데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대망의 하이라이트가 남아있었는데
바로 시음코스이다. 코카콜라 소유의 세계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십가지 음료수들을 시음해볼 수 있다.
놀랍게도 다먹어봤다. 근데 사실 5개 이상부터는 맛구분이 잘 안됐다 ㅋㅋㅋ 너무달아... 그리고 그냥 대체로 다 맛있었기 때문에 뭔가 어떘고 하는 명확한 구분이 안 된다.
하지만 정말 맛없는 거 두개는 기억한다. 바로
이 두친구들이다. 위에건 이상한 과일맛이 났고, 아래거는 끝맛이 썼다. 특히 아래거는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온 사람들이 막 Try samsung! Try samsung!하면서 서로의 친구들에게 먹이는 모습을 보고 웃겼다. 파란바바탕에 하얀색 글씨는 외국인에게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그래도 박혀있구나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비타민워터를 먹고 얼굴이 구겨지는 잼민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여기에서 20불의 가치는 전부 채운 것 같다 ㅋㅋ
그리고 수많은 코카콜라 굿즈들. 근데 뭔가 항상 옛날부터 생각했던 게 제품명이 적힌 의류는 뭔가 돈주고 광고판이 돼주는 느낌이라 딱히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아주 자그마한 마그넷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정신나간 가격의 조지아 수족관. 세계 최대 규모 수족관이래서 갔다. 월드 오브 코카콜라를 겪고 나서 진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가 또 언제 애틀랜타에 올까 싶어서 그냥 질렀는데 이날 최고의 선택이 됐다.
정말 말도 안되는 거대규모의 수족관이기 때문에 볼 수 있던 것들이 있다.
작은 물고기들의 토네이도...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그 장면을 눈에서 보니까 진짜 막 꿈속에 온 것 같았고
보자마자 육성으로 감탄한 트로피컬 존. 산호의 미친 휘황찬란함, 스타디움처럼 지붕을 열어서 채광이 수족관까지 내려오는 구조와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정말 말이 안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냥 미쳤다는 말밖에 안나왔다. 한창을 여기에서 구경했다.
그리고 태양빛이 수족관에 직접 내려오는 구조는
이런 미친 홀리함까지 연출해준다. 정말 어메이징한 경험이었다.
전체적인 구조는 이러한 형태인데 이때 알았다. 한국에서 갔던 전시회나 수족관 같은 곳은 뭔가 코스가 있어서 원웨이로 가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미국의 이러한 어트랙션들은 백화점이나 놀이공원형태로 돼있어서 중간에 로비역할을 하는 곳이 있고, 자기가 선택해서 원하는 곳을 가서 보고 다시 로비로 빠져나오는 형태였다.
수족관사진은 근데 정말 너무 많이 찍어서 다 올릴 수가 없다. 애틀랜타 필수 관광코스로 집어넣어도 손색이 없다. 초 거대규모 + 채광이 만들어내는 광경은 정말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수족관 관광이 끝나고 나왔다. 역시 날씨가 미쳤다. 저 오른쪽 멀리 보이는 건물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건물이다. 건물이 진짜 예쁜데 가까이서 찍은 건 못생기게 나와서 안올리려 한다.
애틀랜타 명물 폭스 씨어터. 난 CGV같이 그냥 영화보는 곳인 줄 알고 안에 구경하려고 갔는데 연극을 하는 곳이었다. 쥐엔장.
파이브가이즈에 갔다. 무한리필 땅콩과 땅콩기름으로 튀긴 프렌치 프라이. 맛있다. 땅콩도 진짜 맛있고. 근데 파이브가이즈에 대한 얘기는 인터넷에 워낙 많고 자세히 잘 써놓은 사람이 많으니까 대충 각설하고,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다면 캐셔가 흑인이셨는데 왼쪽 눈에 눈물문신 두개가 있었다. 채워져있진 않았는데 그래도 무서워따 호달달...
북미에서 눈물문신의 뜻은 이렇다.
갱 구성원임을 상징하거나 동료의 죽음 혹은 살인경력을 의미
힝구
파이브 가이브에서 햄버거를 조지고 걷고 걸어서
폰스 시티 마켓에 도착했다. 이때쯤 일갔던 동생에게 연락이 왔고 폰스 시티 마켓이라고 하니까 제수씨가 거기 노숙자 많으니까 조심하라고 했다. 이것저것 구경했는데 난 워낙 뭐 쇼핑에도 큰 관심은 없고, 옥상 스카이파크를 갈까 생각도 했는데 시간이 조금 늦었어가지고 그건 포기했다. 아무튼 집에 가려고 했는데 우버가 워낙 비싸다보니 걸어서 버스타는 곳까지 가서 집가지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제수씨의 경고대로 그곳의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 않았다.
일단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고 있었고 거리에 누워계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골목이 굉장히 좁았는데 멀리서 저스틴 비버의 빤스보이는 바지를 입고 계신 추레하신 할아버지가 오른쪽 손에 뭔지 모를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고, 내 앞에 걸어가던 흑인 잼민이가 그사람을 보고 멈칫 하더니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가길래 난 그냥 생각없이 같이 걸어갔는데 이제 횡단보도를 넘어가려고 하니 길거리에 누워계신 분들이 정말 많아졌고, 반대편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갑자기 그 애한테 돈달라고 붙으니까 갑자기 오던 길로 되돌아가더라. 그래서 나도 무서워서 왔던 길로 그대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우버를 불렀다.
조금 외진 곳이었기 때문에 우버가 잘 안잡혔었는데 결국엔 잡혀서 진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진짜 돈을 비싸게 주고서라도 우버를 타고 간걸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딱봐도 마약중독자와 마약딜러로 보이는 사람이 내가 걸어가야할 곳에 버젓이 있었다. 잘 보이면 가로등 뒤쪽에 남자가 한 명 서있다. 왼쪽 할머니는 마약중독자 다큐에서 나왔듯이 불안해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계속 그 마약딜러한테 말을 걸고 있었고 마약딜러는 들은채도 안하고 그냥 먼산만 바라보면서 서성였다. 그러더니 어떤 다른사람이 봉다리를 들고 주유소로 가는 척 하다가 슥 다시 와서 딜러한테 말을 걸고 하더라. 진짜 너무 무서웠다. 우버 사랑해요.
그렇게 우버를 타고 동네에 도착했다. 휴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힝 선데이야 나 너무 무서워쪄. 선데이는 진짜 개냥이인데 나 본지 이틀만에 친해져서 동생 컴퓨터게임하고 있는 거 구경하고 있으니까 막 지가 와서 막 다리 위에 올라가더라.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동생과 제수씨가 식사를 만들어줬는데 한국 서타일로 스테이크 + 쌈장 + 마늘 + 김치 + 밥 조합으로 먹고 이날은 끝났다. 너무 재밌고 무섭고 맛있고 지리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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