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도자 개발 블로그

미국 동부 여행기. 2일차 (조지아주 - 애틀랜타) 본문

미국 동부 여행기

미국 동부 여행기. 2일차 (조지아주 - 애틀랜타)

규도자 (gyudoza) 2023. 4. 16. 00:30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느꼈다. 아. 어제 먹은 와플하우스 음식이 남아있다. 저녁에 야식으로 치킨이나 감튀 등 기름진거 먹고 바로 자면 느껴지는 그 더부룩함이 느껴졌다. 보다 강하게 ㅋㅋ

이녀석들의 힘이었다.

 

 

그리고 나를 위해 휴가를 내준 동생과 함께 일정을 시작했다. 

어제는 보지 못했던 미국의 아침은 정말 끝내줬다. 날씨가 미쳤다고밖에 표현하지 못 할 정도이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때문에 봄에 이렇게 쾌청한 하늘을 보는 날이 손에 꼽는데 여기는 비가오지 않으면 항상 이런날씨다. 그리고 그만큼 자외선도 강하고 햇빛도 따갑다. 근데 또 습도는 낮아서 집에 반팔과 빤쓰만 입고 있으면 추운데 바깥에 나가면 적당하다. 정말 좋았다.

 

말 그대로 햇빛이 없는 곳은 서늘해서 저녁에도 후드티를 입고 돌아다녔고, 잘 때도 반팔로는 약간 추웠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잤다. 바깥 날씨도 그럴까봐 후드티를 챙겨갈까 동생에게 물어봤는데 후드티는 필요없다고 한 게 이런 의미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미국은 차 없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땅이 넓다보니 무엇이든 큼직큼직하게 사용하고 건물을 짓는다. 건물들도 위로 올리기보단 1층을 넓게 짓는 방식이 기본적이다. 주거지역이나 상가지역을 일종의 점으로 생각한다면 점과 점을 잇는 모든 공간이 최소 1km씩은 떨어져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특정 목적을 위한 곳, 예를 들면 월마트나 푸드마켓, 가구점 등 용도에 따라 몇 분에서 몇 십 분까지 운전해야한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아침을 먹기 위한 칙필레(Chick-fil-A)였다. 사진을 찍었을 때 하늘과 풍경의 채도랑 밝기가 너무 높아서 그늘진 칙필레 건물이 사진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게 인상적이었다.

 

원래는 동생이 칙필레 디럭스를 먹여준다고 갔던 곳이었는데 아침이었어서 맥모닝처럼 칙필레 모닝메뉴밖에 먹지 못했다. 심지어는 사진도 못찍었다. 메뉴는 칙필레 비스킷이라는 거였는데 KFC에서 파는 비스킷 사이에 칙필레 치킨을 넣어서 파는 거다.

딱봐도 헤비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말 그대로 헤비했고 하루종일 배불렀다 ㅋㅋ

 

 

다음에 도착한 곳은 배스 프로 샵이라고 낚시 용품을 비롯해 다양한 아웃도어 용품을 파는 곳이다. 건물이 얼마나 크냐면

매장 안에 집이 있다. 거대한 엘크 모형과 바위로 만든 폭포 데코도 있었는데 그건 못찍었다.

 

그리고 미국의 아웃도어 용품에는

총과 활이 포함된다.

 

 

 

총과 활을 봤는데 피가 끓지 않는가?

바로 열띠미 총을 쐈다. 어차피 둘 다 군시절에는 각각 k1a1이나 k7, m1911, ak47같은 건 쏴봐서 글록을 쐈다. 난 군대에서 배웠던대로 권총을 꽉 안쥐고 쐈는데 엉망으로 들어갔고, 동생은 총을 꽉쥐고 쐈는데 표적에 잘 들어갔다. 거기에 대해서 물어보니 여기애들(조지아주)은 어렸을 때부터 총이랑 같이 지내다보니 한국 군대에서 배웠던 거보다 여기에서의 노하우가 훨씬 더 잘 들어맞았고, 자기도 군대에서 배웠던 것처럼 쏘니까 잘 안맞았는데 여기애들한테 배운대로 쏘니까 잘 들어간다고 했다. 개중 하나가 권총을 꽉쥐는 것이었고. 나도 담부터는 꽉쥐고 쏴야지.

 

 

그렇게 또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뭔가 진짜 영화속에서만 봤던 공간들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안그래도 영화 매니아인 나한테 이런 광경은 진짜 너무나도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해야할까. 그냥 길거리만 봐도 영화속에 들어온 것 같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뭔가 혼자서는 절대 올 수 없을 것 같이 생긴 굴다리 밑도 가보고 ㅋㅋㅋ 사실 낮에도 무서웠는데 밤에는 더 못 올 것 같다.

 

 

금방이라도 블러드레이븐이 일어나서 싸워야될 것 같은 공동묘지도 가보고 (Oakland Cemetery)

 

 

 

그래피티 벽화거리도 쭉 걷고

 

 

볼텍스라는 곳에서 햄버거 + 버팔로 윙도 먹었다. 진짜 개~~~~~~~~~맛있었다. 햄버거 위에 올라가져있는 저 길쭉한 게 감튀가 아니라 펜케이크 튀김인데 거기에 라즈베리 잼 + 도넛에 뿌리는 하얀 설탕가루 + 소고기 패티와 이런저런 소스가 조합돼있는데 진짜 달고 짜고 고소하고 지랄나면서 개맛있었다.

 저 버팔로 윙도 원조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옛날 약 10년도 더 전에 의정부에 "더 버거"라는 수제버거집에서 주방보조로 알바했을 때 사장님이 미국에서 요리를 배워오신 분이었는데 당시에 버팔로 윙이라고 팔고 있던 게 타바스코 핫소스 + 버터에 묻힌 윙을 오븐에 한번, 기름(?)에 한번 더(기름인지는 기억 안 난다) 튀겨서 내는 방식이었고 먹으면 막 기침이 나오는 맛이었는데 진짜 그맛이었다. 원래 당시에도 그렇고 요즘에도 그렇고 한국에서 버팔로 윙이라고 해서 파는 것들은 다 뭔가 단맛이 들어간, 오히려 데리야끼 맛에 가까운 맛을 내는데 진짜 타바스코 핫소스로 맛을 낸 버팔로 윙은 알바했을 당시에도 진짜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어가지고 너무 좋아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그리고 한식당에서 김치를 먹기 전까지 저 샐러리는 미국에 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은 생야채가 된다.

 

 

 

그리고 Big Creek Greenway라는 이름의 하이킹코스를 걸었다. 사실 너무 오랜만에 만난지라 쌓였던 얘기들, 그동안 살았던 얘기들, 같이 군복무하면서 있었던 기상천외한 얘기들만 해도 시간이 숭덩 숭덩 썰려나갔기 때문에 딱히 공간은 중요치 않았던 것 같다 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진 곳이었다.

야생 사슴도 살고

그냥 풍경이 멋있다. 나무도 길쭉길쭉하니 멋있고 도로도 깔끔하게 잘 나있다.

 

그리고 저 사슴들을 보면서 혹시 저 사슴들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은 없나 걱정이 돼서 물어보니 실제로 코요테들이 있긴 있다고 알려줬다 ㅋㅋㅋㅋㅋㅋ 얘기만으로도 개무서웠는데 길가 옆에 찍힌 거대한 발자국들을 보면서 걱정이 되던 와중에 가끔씩 집채만한 개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고 아 저 개들 발자국이구나 싶어서 안심했으면서도 절대로 내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크기의 개들을 보면서 또 무섭고 그런 순간들이었다.

 곰에 대한 걱정을 했는데 동생이 곰 출몰지역은 무조건 곰 표지판이 들어서있기 때문에 이곳은 걱정안해도 된다고 했다. 실제로 동생의 러닝코스이기도 하고 코요테정도만 봤었어가지고 곰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뭔가 미국인스러운 대답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쥬시 크랩(The Juicy Crab)인데 베트남식 소스로 버무린 해산물을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을 파는 곳이다. 이것도 진짜 개~~~~~~~~~~~ 맛있었다. 익숙하면서도 어떤 향은 또 처음 느껴보는 것이기도 하고 해산물은 또 워낙에 좋아하고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먹는 쌀이기도 하고 (겨우 2일차이긴 하지만)

 

 

그렇게 동생의 집에 돌아와서 2일차를 마무리했다. 사진속 고양이는 애들린이라고 동생이 키우는 두 마리의 고양이 중 한 마리이다. 나중에 다른 고양이 선데이의 사진도 올릴 예정이다.

 

 

 

그렇게 미친 배부름 + 7시간동안의 걷기로 인한 다리아픔을 안고서 2일차 일정은 마무리되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