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도자 개발 블로그
LLM시대에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객체의 생애주기(2010)"를 읽고 본문
이름 자체는 어떤 이 책을 고르게 만든 기대와도 일치할 수도 있는, 일종의 지루하기 짝이없는 컴퓨터 공학을 다루는 비문학 책일 것만 같지만 의외로 소설책이다. sf작가로 매우 유명한 테드 창의 작품인데 (나도 극한직업의 창식이가 생각난다) 엄청나게 딱딱한 이름과는 대비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한 줄로 정의해 보자면
"인간적인 AI의 발전이란 무슨 의미이며, 이것을 이룩하기 위해선 어떠한 접근방법이 유의미할까. 감정적인 접근은 어떨까"
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이야기로 풀어낸 것으로 읽혀졌다. 적어도 나에게는.
AI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고전적이고 오래된 이야기라 식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적어도 그렇진 않았다. 오히려 영화 HER도 생각나도, 최근에 나온 블랙미러 시즌7 4화, 장난감 편에 나오는 그 자그마한 캐릭터들도 생각나고, 이 책의 이러한 부분과 저러한부분에 영향을 받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한 명의 엔지니어로서 말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또 몰입이 확 깨지기도 하고(소프트웨어의 물리적 이동)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soma라는 게임에서의 표현이 훨씬 더 몰입감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요즘 챗 프로그램들과 대화를 하면 마치 기억력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그저 원래 했던 대화들을 다시 쭉 복기해서 마치 기억력이 있는 것처럼 말하게 프로그래밍해 둔 것에 가까워서 뭔가 AI를 아이 키우듯이 학습시키고 키운다는 것에 대해 계속 의문이 들었지만 사실 잘 생각해보니 여기 이 소설에서 말하는 AI들이 내가 알고 있는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현재 개발돼있고 서비스되고 있는 것들을 기반으로 자꾸 엔지니어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니까 계속 불편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소설로 보고 소설로서 접근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엔지니어 자아를 어쩌면 조금은 물렁하게 마사지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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