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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커리어 스킬 - 존 손메즈 (2019)

규도자 (gyudoza) 2019. 5. 16. 22:56

소프트 스킬의 후속작, 커리어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이 프로그래머가 가져야 할 프로그래밍 외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면 커리어 스킬은 그중에서도 특히 커리어를 쌓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로 꽉 차있다. 나는 사실 바로 이 글 전에 소프트 스킬에 대한 서평을 썼지만 책에 대해 호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세태에 맞지 않은 책이니 전부 맹신하지 말고 도움되겠다 싶은 부분들만 골라보라고 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 중 특히나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에 발담고 있으면서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들이 성공했던 예들만 따르는 게 좋겠다 싶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부분을 하나 설명해주겠다. 바로 "책임과 연봉"에 대한 이야기이다. 돈보다 직함이 중요하다는 단원이 있는데 많은 책임이 결국 좋은 연봉을 받게한다는 얘기이다. 정말 이상적인 이야기다. 이건 체계가 잘 잡힌, 노동력을 쥐어 짜내는 걸 성과로 생각하지 않는 아주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가진 회사들에 한정된 이야기이다. 과연 우리나라에 그런 회사들이 얼마나 될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기업에 근무하면서도 폐를 잘라낼 정도로 과업에 시달리던 개발자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울분을 토할 정도면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근무 환경이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지만 말이다.

 법은 멀지만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이상은 멀지만 현실은 바로 내 옆에서 숨쉬고 있다. 높은 직함과 더 많은 책임, 그리고 더 많은 업무를 주고 연봉은 동결시키는 광경도 목격했다. 절대 책을 맹신하지 말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법을 알고 실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한 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소프트 스킬보다 훨씬 유익하게 읽었다. 좋은 책이다. 하지만 순진한 개발자가 책에 쓰여진 말만 믿고 헌신하다 헌신짝이 되는 광경을 목격할 순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었다.

 내가 계획하고 있던 커리어 로드맵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더욱 확고해졌다. 일종의 어떤 확신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라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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