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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힘. 임내력.

규도자 (gyudoza) 2021. 4. 12. 16:34

그렇다. 임내력... 인터넷에 쳐도 안나온다. 왜냐. 내가 만든말이니까 ㅋㅋㅋ

 

의미는 간단하다. 어떤 임계상태를 견디는 힘.

 

어떻게 보면 그냥 인내력이랑 똑같은 게 아닌가 하겠지만 약간 다른게 내 주변의 사람을 보고 이 개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사람은 인내력이 좋다. 맨날 힘들다 뭐한다 혼났다 하면서 회사를 오랫동안 잘 다닌다. 인내력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사람이 못견딘 게 있었다. 그게 바로 어떤 임계상태였고 그래서 내가 인내력과 임내력을 구분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사람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고 업계에서 화제가 될만큼 엄청나게 좋은 조건이 걸린 자리였다. 그사람도 역시 거기에 지원을 했고 열심히 준비하여 최종까지 갔다. 그때 그사람의 임내력에 한계가 온 것 같았다. 말만하면 부정적인 말만 쏟아내고, 그동안 잘 다니고 있었던 회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데 그렇다고 면접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아닌데 그냥 자기를 감싸고 있는 평범한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 것으로 변모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

 

여기에서, 임계상태란 무엇인가 결정적인 상태로 치다르기 전에 견디는 상황이라고 보면 편하다. 예를 들어 짝사랑에게 고백했는데 며칠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라고 해서 그 대답을 기다리는 상태. 내 친구의 경우처럼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손에 들어올지 안들어올지 애매한 상태. 뭔가 그 터지기 직전, 결과가 나오기 직전, 그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임내력이 약한 사람은 이 상황에서 멘탈이 녹아내린다. 진짜 녹아내린다라는 표현이 이렇게 적절할 수가 없다. 양손으로 두개골을 부여잡으며 "차라리 떨어졌다고 빨리 말하는게 낫겠다", "차라리 내가 싫다고 말해줘 못견디겠다"하는 식의 표현을 하면서 이 상태가 계속되느니 차라리 안좋은 결과를 받고 평소 내 하던 일에 집중하는게 낫겠다는 표현을 주구장창 한다. 그러니까 임내력이 약한 사람은 그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좋은 일일수도, 나쁜 일일수도 있는데 그냥 자신의 신경을 쓰이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오래걸릴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는 결과보다는 빨리 결론이 나오는 나쁜 결과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이거 마시멜로 실험 아닌가?

 

아무튼 그 친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한테 보여줄 생각이다. 행복하자.

 

 

사실 근데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임내력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나도 그렇진 못한 것 같다. 이건 일종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아본 사람만이 기를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노력만큼 사람을 잘 배신하는 게 없다. 하지만 이 노력을 통해 무엇인가가 보상을 얻어가며 그것이 몸에 체득된 사람만이 임내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왜냐. 기다리고 노력하면 좋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야 그 상황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노력에 의한 배신을 많이 당해본 사람은? 그 임계상태가 괴로울 뿐더러 어차피 결과도 좋지 못할테니 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도 임내력이 좋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을 잘 버티는 방법이 있다. 이것도 다른 친구한테 배운 것인데... 세상 모든것의 기본값은 negative라는 개념이다. 잘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약간 붕 떠있게 하는 마인드셋이 이런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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