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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낭비

규도자 (gyudoza) 2021. 7. 31. 17:02

어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반대되는 개념이 무엇인지 정의해보는게 가장 쉽다는 말이 있다. 카오스와 코스모스, 혼돈의 반대는 질서라는 정의가 이에 대해 최초로 기록된 반대급부 비교 및 정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요즘 핫한 키워드가 하나 있다. 재능. 그 의미는 났을 때부터 자연스레 그 사람 자체가 갖고 있는 분수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인간이 갖고 살아가는 거의 모든 요소(우울증 발현요소, 성격, 심지어는 공부마저도)가 유전자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는 요즘 특히나 이슈가 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이 재능이라는 단어에서 재밌게 희화화한 말이 있다. 바로 재능낭비라는 단어이다. 흔히 어떤 사람이 특출난 실력으로 덧없는 행위를 할 때 쓰는 말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런 게 있다.

 

엄청난 그림실력을 이용해 전국의고사시간에 자신의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이런 걸 재능낭비라고 한다.

 

 

그럼 글의 시작부에서 말했던 것처럼 재능낭비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흔히 어떤 능력을 얻는 데 있어서 재능이냐 노력이냐라는 논쟁이 뜨겁기 때문에 재능의 반대말은 노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 재능낭비의 반대말은? 여기에선 노력낭비라고 해보겠다. (재능아나바다라고도 할 수 있겠다...ㅋ)

 

 

 

노력낭비. 사실 이 글은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능낭비라는 키워드가 나왔는데 "왜 노력낭비라는 말은 없지?"하는 의문에서 쓰게 된 글이다. 사회의 보편적 의식에서 노력이란 뭔가 신성불가침한 것이라 다른사람의 노력을 평가절하하면 그 사람은 굉장한 질타를 받게 되는데 사실 결과 없는 노력은 모두 노력낭비가 아닌가. 그래서... 이게 너무 슬픈 말이라서 불문율로 취급하는건가 싶다. 낭비라는 말 자체로 놓고보면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기도 하고, 재능낭비라는 것은 재능이라는 긍정적 요소와 낭비라는 부정적 요소를 합침으로서 해학적으로 승화시킨 것이니,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낭비였다는 것 굉장히 뭔가 슬픈 이야기니까 만들어지지 않은 단어인가 싶기도 하다.

 

 

 

내가 친구들 사이에서 이 노력낭비라는 말을 정의하고 나니 우리들 사이에선 이런 상황에서 이 단어가 쓰인다.

 

"어떤 사람이 굉장히 노력을 했는데 그 결과물이 처참할 정도로 형편없는 것."

 

내가 실패일기에 썼던 것들, 그런 것들을 노력낭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결과론적인 얘기인데 결과물이 실패면 거기에 소모된 노력은 모두 낭비가 된다는 얘기다. 이 글을 쓰면서 예전 봤던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에서 서달미가 했던 대사가 생각난다. 후회라는 건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뀌는 것이라고. 지금 순간순간의 노력낭비 떄문에 후회하게 되더라도 결과론적으로 그 노력이나 결정이 성공으로 귀결된다면 후회는 결국 성찰로 포장되고 노력낭비는 낭비가 아닌 "노력" 그 자체로 인정된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결국 잘~ 해야한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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