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도자 개발 블로그
실력 그래프 본문
만약에 어떤 분야에 대한 실력을 차트로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들은 머릿속에서
이런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이것은 흔한 로그함수의 그래프이다. 만약에 x축을 시간, y축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실력을 그래프로 표현"한다고 했을 때 가장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모양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완만하지 않고
크고 작은 깨달음을 얻어가며 결국 로그함수와 비슷한 모습으로 수렴하는 게 보다 적합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상위권으로 가면 갈 수록 작은 디테일이 실력을 구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람은 크고 작은 돈오의 순간을 겪어가며 점점 실력이 늘게 된다.
하지만 계속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바로 실제 실력 그래프 말고 자신이 인식하는 실력 그래프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 자신이 인식하는 실력그래프는 아래와 같았다.
빨간색이 내 인지속의 실력 그래프이다. 어떤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나 스스로가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되고, 나정도면 잘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얼마 가지 않아서 나는 진짜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다가 다시금 또 무언가를 깨닫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또 과소평가하면서 점점 단단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내 실제 실력과 인식속 실력이 이러한 패턴을 그린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면 마치 머신러닝 처럼 다소 과적합되거나 과소적합되는 양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든다. 아, 나는 딱 여기까지구나, 혹은 난 현재 잘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구나, 남들이 보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등등 어느정도 영점조절이 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인식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나 겸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해봤지만 어떤 분야든 몇마디만 나눠봐도 그사람이 어느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는지 가늠이 된다. 프로그래밍도 마찬가지로, 혹자가 프로그래밍은 곧 무협이고 대화를 몇합만 나눠봐도 서로의 무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굉장히 공감가는 표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솔직함과 겸손은 쪽팔림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최고의 헷지 수단이 된다. 나는 아직도 가끔씩 자신이 잘한다는 착각이 들 때마다 이러한 것들을 다시 상기시킨다. 나 스스로가 제대로된 실력을 파악하고 있어야만 어떤 게 옳은 선택이고 좋은 선택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또 두고두고 상기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막연하게 떠다니던 것들을 글로서 옮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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