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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부터 배우다 - 6. 퀀트 (암호화폐 편) 본문
드디어 다왔다. 마지막 장이다. 주식에서 많은 실패와 제도적 불리함(API vs DMA)을 느끼고 우리는 암호화폐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게 바로 아래 포스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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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시도했던 전략은 주식 때처럼 선현물 차익거래 전략이다. 세계 최대 거래소라고도 할 수 있는 바이낸스나 기타 OKEX, 후오비 등등에는 암호화폐에도 선물이 존재한다. 신기하게 해외선물처럼 실물인도인수가 이뤄지거나 국내의 주식선물, 선물옵션 상품처럼 만기일이나 결제일이 존재하거나 그러진 않다. 이 이상한 상품은 "무기한선물"이라고 불리운다. 만기일이나 결제일이 없기 때문에 조건만 된다면 선물계약을 평생 보유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상품은 현물과는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현물과 선물의 가격괴리가 발생한다. 어떤 암호화폐 하나가 1000원일 때 선물가격은 1010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이 선현물간의 가격차이는 플랫폼에서 지정한 유동성공급자들(이하 LP: Liquidity Provider)이나 혹은 플랫폼 자체에서 매도매수물량을 조절함으로써 괴리를 좁히는데 한 쪽으로 방향성이 짙게 실리면 이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 존재한다. 바로 그때 선현물간의 가격괴리가 발생하는데 그때 포지션을 잡고 반대방향으로 가격괴리가 발생했을 때 포지션을 터는, 그런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 포함된 전략인만큼 실패했다. 왜 실패했느냐? 주식 선현물 차익거래 때와 비슷하다. "속도"문제였다. 이 전략의 조건에 맞는 가격의 물량이 호가창에 나와도, 심지어는 notional로 설정한 금액보다 20배가 넘는 물량이 호가에 실릴 때만 주문을 날리는 조건을 넣어도 단 한 건의 거래도 성공하지 못했다.
암호화폐 플랫폼은 증권사가 아니므로 따로 DMA가 있지도 않고 제공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들의 방식대로 따로 Low Latency API를 제공한다. 이 저지연API가 DMA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저지연API를 발급받는 방법이 따로 있는데 예상할 수 있다시피 바로 "거래금액"이 발급조건이다. 한 달에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거래량이 있어야만 해당 API를 쓸 수 있었다. 그만한 자금력이 없던 우리는 이 전략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플랫폼으로 타겟을 옮겼는데 애초에 다른 플랫폼에서는 선물상품의 가격이 계속해서 현물상품의 가격보다 아래쪽에 위치해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기다려도 타이밍이 오질 않더라.
애초에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비싸다는 상황 자체가 무위험 차익거래, 곧 땅바닥에 떨어진 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각 플랫폼의 LP가 선물의 가격을 계속해서 현물 가격보다 아래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씩 포착됐던 기회는 항상 변동성이 심할 때였다. 그러니까 곧 큰 물량이 오고가는 과정에서(LP가 수습할 수 없는) 가끔씩 오는 차익거래 기회가 전부인데 그것마저도 저지연API를 가진 플랫폼 MVP들만 접근할 수 있는 물량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뭐... 다른 것들처럼 실패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전략이 또 있긴 한데 그건 다른사람에게 전달받아 알게 된 전략이고 그사람이 계속해서 쓰고 있는 전략일 수 있기 때문에 이 공개된 장소에서는 쓸 수가 없을 것 같다.
다음편은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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