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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자신없는 사람들만 의도로 평가받길 원한다.

규도자 (gyudoza) 2019. 1. 12. 20:09

오직 자신없는 사람들만 의도로 평가받길 원한다.

어디에선가 봤던 말인데 너무나도 공감가는 말이라 적어뒀다. 요즘 정치적 올바름이다 뭐다 해가지고 어떤 창조물이든 창작물이든 결과물을 막론하고 못배워 쳐먹어서 우리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느니 뭐라느니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역전된 듯한 것들을 많이 봐와서일까.

 의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단 '기본'은 갖춘 상태에서 지껄인다면 모를까 말이다. 그리고 애초에 진짜 마스터피스라고 불리우는 작품은 딱히 저렇게 의도에 동정여론을 불러일으키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나중에 숨겨진 의도를 깨닫고 더 감탄한다면 모를까.

 그러니까 의도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결과물을 감추려고 의도라는 방패로 감싸는 것이다. 왜냐. 의도라는 것은 그 어떤 신성한 것이어서 불가침영역일 확률이 비교적 높아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을 굉장히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이고 야만적인 이미지로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형편 없는 작품을 내놓으면서 '수준 낮은 대중 같으니'라는 말을 지껄이는 것이다.

 대중의 눈은 정확하다. 오랜 시간 많은 것들을 경험해오니까 대중보다 정확한 건 없다는 걸 알았다. 가끔씩 '숨겨진 명작'이라고 불리우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거진 홍보가 잘못됐거나 전략을 잘못 짠 탓에 대중들과 많이 접하게 된 계기가 없었던 것들이었다. 재조명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면 숨겨진 명작에서 그냥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영화도, 게임도 대부분 평점이 높으면 높을수록 재미있다(취향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대중에게 외면당했다는 건 대중에게 인정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대중의 자격을 논할 것이 아니라 창작자로서의 역량을 의심해야할 것이다. 의도라는 야비한 방패를 올리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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