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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왜 로펌이나 병원 등 전문직 법인은 누구 and 누구라는 이름을 가질까?

규도자 (gyudoza) 2020. 2. 12. 20:07

왜 로펌이나 병원 등 전문직 법인은 누구 and 누구라는 이름을 가질까?

익숙한 이름들이 있다. 차앤박, 김앤장. 그동안 "아 이름 심플하고 괜찮네"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브레이킹배드의 프리퀄인 베터 콜 사울을 보기 시작했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로펌의 이름조차 Hamlin Hamlin & McGill인 것이다. (스포주의) 심지어는 주인공이 나중에 개업하는 로펌의 이름조차 Wexler & McGill이다(스포 끝). 


(Hamlin Hamlin & McGill의 로고)

 

이밖에도 수많은 '누구 AND 누구'식 이름이 존재하는데 특히나 전문직에 많이 있는걸 봐선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아 검색해봤지만 국내포털에서는 그 기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역시나 이름의 기원이 된 영미권 포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그건 다음과 같다.

 

  1. 법인은 비인격체라 전문직 면허를 소유할 수 없는데 전문직 법인이라고 해도 결국 실무는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의존적이기 때문에 사람을 표면에 내세운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주나 국가마다 법이 다를 순 있다.)
  2. 특히 법조계의 경우 특정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 전직 검사 등의 인지도가 상승하는데 법인명에 이름을 쓰면 그 인지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해서 '누구 AND 누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뒤에 법인이 자리잡고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종의 명성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3. 변호사가 주로 노란색 줄노트를 쓰고, 법률책에 둘러싸여 자연스러운듯 연출된 사진을 찍고, 명함에 정의의 저울(천칭)을 박아넣는 것 같이 일종의 '관행'이다. 이 점에 대해서 한 현직 변호사의 대답이 재미있었는데 변호사들은 대체로 (i) 창의적이지 않고, (ii)다른 변호사가 하는 걸 잘 따라한다는 것이다.
  4.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가 상식으로 통하는 현대 마케팅 이론과는 달리 몇몇 분야는 그에 대한 적용이 굉장히 느린데 특히나 전문직 법인체의 경우 그러한 성향이 굉장히 짙다고 한다.

 

이유는 위와 같고 요즘 추세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Cooley, Skadden, MoFo, Orrick등 많은 로펌들이 2번에서 말하는 '명성'을 유지하면서 파트너 이름과의 거리를 두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2. 최근에 실리콘밸리를 근간으로 하는 로펌 스타트업들은 네이밍과 브랜딩에 좀 더 신경쓴 이름을 짓는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이런 이름들은 비인격체에 면허를 허가할 수 없는 업종의 전문직 법인에서 이뤄졌던 일종의 관행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름이 계속 쓰여지는 이유는 해당 업종이 변화에 빨리 대응하기보단 기존에 쌓였던 지식들을 근간으로 하는 것(주로 법률과 의료분야)이기 때문에 이름에서 그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관행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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