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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나를 꺼내라 - 스티븐 프레스필드 (200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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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나를 꺼내라 - 스티븐 프레스필드 (2002)

규도자 (gyudoza) 2019. 1. 8. 23:02

나는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이라는 작업에 있어서 그 범주가 어디에 속해있냐고 정의해야한다고 하면 지극히 사무적인 업무와 예술 같은 창의적인 행위 그 사이의 어느쯤으로 둘 것이다. 데이터의 정제와 전송은 꼭 일정한 규격을 맞춰야 하는 사무적인 일 같지만 그 내부의 코드는 만드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지론이지만 프로그래머의 최종 아웃풋은 서비스나 정제된 데이터가 아닌 코드라고 생각한다. (원할한 서비스나 데이터는 응당 있어야할 요소이므로) 결과값은 같아도 구현하는 방식은 프로그래머마다 천차만별이다. 당장에 알고리즘 풀이사이트를 가봐도 알 수 있다. 정해진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게 많고많은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딱히 정해지지 않은 답을 찾아가는 데에 있어서 프로그래머의 창의력만큼 중요한 요소가 어디있을까 싶다. 나는 이것이 프로그래밍의 아주 특이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으로 치면 겉보기엔 멀끔한 양복차림의 신사지만 사실은 안에 문신이 가득하고 어디로 튈지모르는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왜이렇게 서론이 기냐 하면 이 책을 쓴 사람이 작가이기 때문이다. The war of art라는 원제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벽에 부딪혔을 때 읽기 좋은 책이다. 그런 면에서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라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당신은 세상에 태어난 이상 위대해지려는 욕망과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이것은 원시욕구에서부터 주변인의 만류까지 아주 다양하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째 방법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바로 당신이 위대해지는 것을 막는 이것들을 '저항'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이것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주 좋은 책이다. 새해가 되고 예전처럼 주 2권씩 책을 읽는 와중이었는데 아주 좋은 책을 읽게 돼서 기분이 좋다. 그것도 저자가 내 인생영화인 300의 원작을 쓴 분이었다. 사실 작년에 나는 많이 흔들렸다.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이유까지 강제로 환기시키고 스스로를 강제로 계몽해야했을 정도로 매너리즘에 쩔어있었는데 새해시작과 더불어 좋은 책까지 함께하니 굉장히 좋은 기분을 안고 가는 기분이다. 물론 책 내용 중에는 우울증이나 해리장애 같은 화학적 질병을 마음의 병으로 치부하는 등 아쉬운 점도 있다. 2002년에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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