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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실패로부터 배우다

실패로부터 배우다 - 5. 유튜버

규도자 (gyudoza) 2021. 7. 4. 08:41

전편이었던 이스코어드닷컴을 처리하고 나니 생각이 났다. 난 구독자 3만명의 유튜버였다. 하지만 유튜브의 정책변경으로 인해 내 핵심컨텐츠들이 전부 망하고 끝났다.

이런 컨텐츠들이었다. 지금은 삭제해서 검색해봐도 안나온다. 아무튼 난 전편에서도 말했듯이 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각종 미디어를 섭렵하는데 그 중에서 특히 인기있는 것들을 추려서 나만의 분석, 리뷰 등등의 영상을 만들었었다. 그리고 그 해석이나 리뷰가 꽤나 호평을 받고, 예상했던 것들이 적중하면서(나루토에서 오비토의 정체가 토비였다거나, 헬퍼에서 백만명이 도깨비의 아들이라거나) 구독자가 늘어갔었다. 하지만 유튜브 정책이 바뀌고(2018년 초로 기억하는데) 내가 수익창출을 하던 형식의 영상이 전부 수익창출이 막히고 심지어는 내 채널 자체의 수익창출 권한이 막히게 됐다. 그래서 계속해서 재심사 신청을 했는데 더이상 내가 만들던 형태의 비디오로는 수익창출이 불가하게 되어 그대로 채널이 망하게 됐다.

 

내가 만들던 동영상들은 대체로 PPT형태의 영상이었다. 내 목소리를 직접 들어가며 편집하기엔 너무 힘들었고, 딕션도 구려서 그냥 텍스트와 영상, 그림만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슬라이드쇼 형태의 영상"은 더이상 수익창출이 불가하게 유튜브의 정책이 바뀌었고 전부 다 이런 형태의 영상들 뿐이었던 내 채널은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위 스샷은, 유튜브의 정책을 벗어나는 영상들을 하나하나 눈물을 머금고 지워가면서 남겨놨다가 전부 지우기 전에 인기 있었던 영상들만 남겨놓고 마지막 영정사진을 남긴 것이다. 위 영상들만 남기고 새로이 내 목소리를 담아서 영상을 만들고 다시 수익창출을 신청해봤는데 저런 류(슬라이드쇼)의 영상이 남아있는 한 계속 반려됐는데 저 영상들이 내 채널에 남아있는 이상 수익창출은 절대 불가한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엔 저 스샷만 남기고 지금은 전부 다 지웠지만 그렇다고 다른 걸 올려서 채널을 활성화하고 있진 않다. 아이디어도 없고 열정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 영상들은 내가 돈을 벌기 위해 만들었다기보단 진짜 이 생각과 분석이 기발해서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을 때 만든 것들이다. 의도가 순수할 때야말로 진짜 열정이 샘솟는 것 같다.

 

 

뭐 아무튼 그렇게 유튜버로서의 생활은 짧게 끝이 났다. 난 고작 구독자 3만의 하꼬 유튜버였지만 놀랍게도 한달 수익이 200~300만 원이었다. 아마 구독자 수에 비해 저 만화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사람들이 관련 영상을 볼 때 추천영상으로 내 영상들이 자주 떠서 조회수를 많이 빨아먹고 저런 숫자들이 나왔던 게 아닌가 싶다. 당시만 해도 직장과 병행하면서 운영했던 터라 월 수익이 꽤나 짭짤했고, 심지어는 이대로라면 서울에 집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벅차서 살아갔었는데 뭐 한순간에 그것이 한 줌의 모래로 돌아가더라.

 

 

이번의 실패로 배운 점? 프리미어, 에펙 등 동영상 편집 툴의 사용법,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그것을 영상 컨텐츠로 만드는 능력을 길렀다. 그리고 무엇보다 뼈저리게 느낀 점은 플랫폼에 기생하는 형태의 BM은 플랫폼의 정책과 변덕에 휩쓸리면 굉장히 무력하다는 점이다. 내 경우 한 달에 수백만 원씩 벌어다 주던 캐쉬카우가 한 순간에 없어진 것처럼 말이다.

 

 

이제 다음편은 진짜로 퀀트 편이다. 이 퀀트 프로젝트는 실패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았고, 안그래도 궤멸적인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고 있던 나를 결딴내버린 마무리 일격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꽤나 긴 시리즈가 될 것이다.

이미 금전적,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심하게 입은 나를 완전하게 파괴한 프로젝트

 

사실 이 시리즈도 퀀트 프로젝트 때문에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 장장 5개에 달하는 포스팅이 사실은 이 퀀트 프로젝트에서 실패한 것들을 적으려다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편부터 시작된다. 실패로부터 배우다. 본편. 퀀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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